사실 오늘 도보 여행의 목적지는 단슈이루 (淡水路 Danshui Road) 였다.
작년 11월 상하이로 발령받고 처음 신천지를 찾아갈때 지나쳤던 길이었는데
너무도 기억에 생생히 남았고, 상하이 라이프에 관한 영어잡지 That's 의
2011년 1월호에 놀랍게도 이 거리에 대한 기사가 실렸기 때문이다.
사실 누구에게 소개해서 좋은 소리 들을 그런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나에게는 너무 기억에 남고 인상적인 거리였기에 다시 찾아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단슈이루는 19세기 후반 난징조약이후 프랑스에 개방된 이른바
"프랑스 조계지"에 속한 지역이며,상해의 중심지이며 애플스토어를 비롯한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밀집한 후아이하이루
(淮海路 Huaihai Road)에서 가지를 친 수많은 진귀한 거리중의
하나이며, 최근들어 관광객에게 가장 뜨는 지역 신천지 (新天地 Xintiandi)와
인접해 있으며,상해 최고의 랜드마크인 런민광창 (人民广场,People's Sqqare)
과 연결되고,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인근에 위치한 아주 흥미로운 지역인것만은
사실이다.
오늘의 목표는 단슈이루였지만 위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나는 오늘
단슈이루B를 거쳐 신천지스타일E,대한민국임시정부F,시난맨션H,푸싱공원G,
산시난루I 까지 관통하는 대장정을 완성했다. ㅋㅋ
상하이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 시리즈인
헝샨루(衡山路 Hengshan Road,),창슈루(常熟路 Changshu Road),
산시난루(陕西南路 South Shanxi Road)
를 거쳐 황피난루(黄陂南路 South Huangpi Road)역에 내렸다.
1번출구로 나와서 약간 전진하면 바로 좌회전길에 단슈이루 간판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지도처럼 4블럭 정도를 가면 드디어 내가 보고자 했던 바로 그
단슈이루가 나타난다.
아래사진처럼 분홍빛 간판의 편의점 같은 것이 나오면 이제 시작된 것이다.
ㅎㅎ
분홍간판을 보고 중국식 무단횡단을 하니 드디어 시작됐다.
200번대 번지수가 바로 그 단슈이루인것이다!!! (지도 B지점)
그냥 보면 평범한 아주 중국스런 동네이다.
그래 사실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말이지. 이상하게도 내 맘을 끄는...
그러니 솔직히 안가셔도 돼요. -_-
가다 보면 아래 같은 동물 (주로 날짐승)의 가죽을 벗겨서
알몸을 파는 가게가 서너개 나온다.
사실 별것 아니지만 (왜냐면 중국에서는 까르푸에서도 저런걸 판다.)
자세히 보면 구역질 날 수도 있다.
벗겨놓은 저 상황이 그런게 아니고,,,,
저 샵 앞에 가면 실제로 저걸 길가에서 벗기고 있기 때문이다.
저런거 자신 없는 사람은 길건너편 길로 돌아가길 당부한다.
이 거리에는 미스테리한 노인이 한명 있다.
내가 이길을 4번 정도 지나갔는데 그때마다 이 노인이 저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항상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한번은 칼로 오리 가죽을 벗기고 있었고,
한번은 펄펄 끓은 솥옆에서 졸고 있었고,
한번은 그 솥 옆에서 뭔가를 술과 함께 먹고 있었고, (아래 사진처럼)
한번은 그냥 자고 있었다. (오늘도 자고 있었다.)
저 노인 주변에는 항상 피와 깃털이 가득하고, 잔인한 냄새가 진동한다.
우연이라서 더욱 놀란 일이지만 이곳에 Feiyue의 오피셜스토어가 있었다.
간판도 변변치 않고, 인테리어랄것도 없는 그냥 창고 같은 곳이 이 브랜드의
오피셜스토어였다.
페이유에는 20세기초 상해에서 탄생한 스니커즈 브랜드이다.
한때 이름을 날리다.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듯 했으나
프랑스인이 프랑스에 이 브랜드를 소개하면서 외국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얼마전에 세계적인 배우 올란도 볼룸이 이 신발을 신으면서 엄청난 화제의
스니커즈로 떠 올랐다.
그치만 이 스토어는 상하이 페이유에의 샵이다.
뜨게 된 페이유에는 프랑스에서 런칭한 프랑스 페이유에이다.
상표의 모습 등 분명이 다른 브랜드인것이 사실인데...
그 스토리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소개하기로 한다. ㅋㅋㅋ
페이유에 오피셜ㅋㅋ스토어 맞은편에는 Stormy라는 까페가 있다.
(지도C지점)
범상치 않은 터쿠아즈 블루로 칠해진 이 멋진 간판의 까페는 아주 좁다.
테이블 한 서너개정도 밖에 없는....
그래도 이 거리에 저런 까페가 있다는게 참 기적적? 이기도 하고...ㅋㅋ
오늘 꼭 저 까페에서 점심을 먹겠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뭔일인지 오픈을 하지 않았더라.
참...그리고 웃긴게...위에 설명드린 페이유에 매장이 없어졌다. ㅋㅋ
오늘 알았다. ㅋㅋ
스토미까페에서 한 1분만 걸어가면 4거리가 나온다.
여기가 바로 단슈이루와 푸싱종루 (复兴中路 fuxing Road) 가 크로스되는
거리다.
길 건너편을 보면 All Saints Church 가 보인다. (지도 D지점)
저는 이 4거리에서 좌회전을 한다.
좌회전을 해서 한블럭을 가면 지하철 10호선 신티앤디(新天地 Xintiandi)역이
나온다.
지도 E지점인데...역 건너편에 보면 일본 소품전문샵 FrancFranc이 보이고,
글로벌커피전문점 Costa가 보인다. (런던에는 있으나 파리에는 없고,
상해에는 있으나 서울에는 없는 ㅋㅋ)
이 FrancFranc 매장이 바로 새로 생긴 거대한 Xintiandi Style Mall의 시작이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사람도 별로 없고 아주 쾌적하니
붐비는 쇼핑몰 싫어하는 사람은 꼭 한번 가볼 만 하다.
이 역과 신천지스타일의 사이길이 마당루(马当路 Madang Road)이다.
나는 아침과 점심을 걸렀으므로 Coasta에 들어가서 일단 주문을 하고
감각이 없어지기 전에 얼른 지도를 그려 오늘 걸어온길과 갈길을 그렸다.
나중에 보니 이 지도 좀 틀렸더라. 참고하지 마세요.
오늘은 아메리카노 미디움사이즈와 치킨베지터블파니니를 시켰다.
이 집은 커피잔이 크기로 유명하다. 이게 미디움이니 큰거 시키면 진짜
사발이 나온다.
파니니를 영어 좀 하는 언니라 아주 바삭하게 잘 구웠다.
아주 맛있었다.
코스타까페에서 안쪽문으로 나가면 바로 신천지스타일로 연결이 되고
밖으로 나오면 아래와 같은 뷰가 연출된다.
저 길로 쭉 따라 올라가면 그 유명한 신천지가 나온다.
난 오늘 신천지는 안갈거다.
식사를 하고 신천지스타일을 꼼꼼히 뒤졌다.
가장 맘에 드는 스토어는 2층에 있는 Edwin 매장이다.
한국의 그 에드윈이 아니라 일본 데님 브랜드 에드윈이다.
일본장인의 솜씨로 만든 프리미엄 상품이 간혹 있는데
정말 멋지지만 비싸서 도저히 못하겠다. ㅜㅠ
위위위 사진의 중간쯤 까지 가서 길을 건너면...바로....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이 나온다.
(지도F)
거의 10년전,그리고 3년전쯤 상해 여행때 들렀던 곳인데...
맞은편에 신천지스타일이 생기면서 주변경관이 많이 바뀌었다.
작년 11월에 상해에 와서 이 곳을 3번정도 지나쳤는데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으니..
예전에 왔을때는 정말 우울하고,소박하고,평범한 그런 곳이었다.
대한민국의 임시정부가 이런곳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나기도 하고
엄숙해지기도 했었는데...
이제 오는 사람들은 주변 분위기 때문에 그런 감동이 많이 사라질것 같기도 하여
많이 아쉽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국 관광객이 줄을 서서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다행히도 상해패키지에 어김없이 이 장소가 포함되어 있다는게 다행스럽다.
줄이 길어서 오늘은 관람하는 걸 포기하고 다시 방향을 틀어 푸싱종루로 내려온다.
이제 푸싱종루를 따라 샨시난루쪽으로 서진한다.
남북고가로..라는 고가도로 아래를 건너가면 우측으로 공원이 나온다.
이른바 푸싱공원 (复兴公园 Fuxing Park)지도G
한가한 오후를 느껴보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연못에 이상한 놀이기구가 있다.
ㅋㅋ..저 튜브안에 사람이 들어가서 막 돌리면서 논다.
외국에서는 해변같은데서 하던데...
꽤 큰 공원이다.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장기를 두러 나오신 노인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젊은 연인도 있고, 몇가지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동산도 있다.
큰 운동장도 있고 농구코트도 있다.
공원 중간쯤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동상도 있다.
그 앞에서 엄마와 어린딸이 베드민턴을 즐기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컬하고도 흥미로웠다.
공원을 나오면 푸싱종루 바로 건너편으로 새로 지은 멋진 유럽풍 건물들이 있다.
내가 봤을땐 분명 새로 지은 건물들이고 얼마전까지고 공사중이었는데
여튼 여기도 오래 된 역사적인 장소이다.
바로 시난맨션 (思南公馆 Sinan Masion)이란 곳인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사진을
참고하시고, 지금은 고급레스토랑,인테리어 소품샵,갤러리 등이 들어서 있다.
지도H
시난맨션이 끝나는 지점쯤에 4거리가 나오는데 (지도I)
방금 걸어온 푸싱종루와 크로스를 이루는 길이 바로 시난루(思南路 Sinan Road)
이 길을 따라 북쪽 그러니깐 우측으로 꺽으면 다시 후아이하이루가 나오게 되고
후아이하이루를 만나서 우회전하면 아까 처음 시작했던 황피난루역
좌회전하게 되면 샨시난루역이 나온다.
좌회전해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길건너편에 아주 빈티지한 까페가 나온다.
이른바 Shining... 이름도 멋지다. (지도J)
한번도 들어가 본적은 없지만 꼭 가고보 싶은 곳.
조금 더 올라가면 까페 Antique Garden Shanghai가 나온다. (지도K)
1층은 까페이고, 2층은 빈티지 소품을 판다고 하는데
아직 올라가 보진 않았다.
나중에 상하이로 가족이 다 이사하게 되면 여기 들러서
와이프가 좋아할 만한걸 하나 사줘야지 히히
내부는 이러하다.
테이블 하나 의자 하나까지 스토리가 있을듯한 아기자기한 까페이다.
화장실가는 길에 그려진 익살스런 그림들...
화장실 가는 길에는 작은 정원이 있다.
오늘 내가 먹은 이른 저녁식사는
Chinese Wantang Set...
완당과 과일과 스낵이 같이 나왔다.
가격이 58RMB였던가?
한국돈으로 1만원에 육박..
시간이 있었다면 와인 한잔을 곁들이고 싶었으나..
몸상태가 안좋아서...
맛은..수준급이었다.
한번 꼭 드셔보시라.
전혀 느끼한것 없다.
식사를 마치고 계속 후아이하이루쪽으로 올라갔다.
거리가 참 빈티지하다. ㅋㅋ
시간되면 꼼꼼히 살펴보고 싶었다.
저기 보이는 거리가 후아이하이루이다.
자라 매장이 반긴다. (지도L)
세일 막바지.
뭐 하나 건지러 들어갔는데 못건졌다.
하지만 우리 동네 자라와는 물건이 좀 달랐다.
전철을 타고 신좡으로 돌아왔다.
해가 뉘엿뉘엿
다음엔 샨시난루 남쪽 지역을 돌아볼 것이다.
눈에 그려진다.
타이캉루로 연결되고 다시 단슈이루로 연결될 그 거리..
그러나 난 단슈이루 반대편..서쪽으로 진출할테다.
사진은 모두 아이폰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오늘 걸으면서 로모 Lomo lc-a+로도 많이 찍었는데
이 사진들은 스캔 하는대로 다시 올리겠습니다.
기대되네요. 으ㅎ,ㅎ,
나 아픈 사람 맞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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